본문 바로가기

철학

시공간의 존재 - 뉴턴 vs 라이프니츠

728x90
반응형

 17세기 말, 영국과 독일에서는 누가 먼저 미분을 발견했냐 하는 싸움이 번졌다. 기록에 의하면 뉴턴이 라이프니츠보다 10년 먼저 미적분학을 정립했지만 발표는 라이프니츠가 먼저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뉴턴이 자신이 먼저 발견한 것을 라이프니츠가 베낀 것이라고 말하며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뉴턴은 이후에 영국의 왕립협회 협회장이 되고, 라이프니츠는 독일의 과학 아카데미 원장이 되었으며 이 진흙탕 싸움은 국가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실제로 이 싸움으로 약 100년간 독일과 영국 사이에 학문적 교류가 뜸했다. 이 다툼은 소위 '미분전쟁'이라고 불린다.

 

 이렇게 싸웠던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시공간에 대한 개념도 서로 달랐다. 뉴턴의 시공간에 대한 개념은 절대주의이며 물질이 존재하지 않아도 시공간은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라이프니츠의 시공간에 대한 개념은 관계주의이며 뉴턴과 반대로 물질이 존재하지 않으면 시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절대주의에 의하면 이 세상에 아무런 물질이 없어도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은 존재한다 라고 주장하며 '진공'을 인정했지만, 라이프니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으면 시공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진공'을 부정했다고 할 수 있다.

 

 진공의 부정에 대해서는 고대 자연과학으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과학 체계는 철저히 진공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이어온 진공의 부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때, 진공의 존재를 받아들이며 역학혁명을 이끌어 낸 뉴턴은 자연스레 절대주의적 시공간론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두 이론을 비교해보자. 뉴턴의 절대주의적 관점에 의하면 '무(無)'의 상태에도 시간과 공간은 존재하므로 '신이 우주를 창조했을 때', '우주 밖'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지만, 라이프니츠의 관계주의적 관점에 의하면 '신이 우주를 만들었을 때', '우주 밖'이라는 개념은 존재할 수 없다. 신이 우주를 만들기 전은 '무'의 상태이며 시공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우주 밖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므로 시공간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관점을 가지고 칸트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에 손 하나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손은 오른손일까 왼손일까? 아니면 오른손도 왼손도 아닐까?

 

 전자의 생각이 더 맞다 생각하면 절대주의적 관점이며 후자가 더 맞게 느껴진다면 관계주의적 관점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