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집 -> 신촌 -> 집 -> 홍익대학교 -> 홍대후문 -> 광흥창역 -> 경의선철길 -> 집
거리 : 5.04km
시간 : 01:01:06
걸음 : 6239
음악 : X
원래 과외를 다녀오는 월요일과 금요일은 하이킹을 쉬려고 했지만 오늘따라 운동이 하고싶어졌다. 과외를 다녀오면 정확히 4900~5000걸음 정도 나온다. 뭔가 10000보를 채우고 싶어서 5km 정도 짧은 코스로 다녀왔다.
원래는 신촌에서 연세대 한 바퀴를 돌려고 했지만 신촌역 근처에 도착했을 때 집에 에어컨을 켜고 나온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에어컨은 꺼져있었다.
집에 온 김에 코스를 다시 바꿨다. 코로나로 등교를 안 한 지 오래되었다. 작년에는 휴학해서 어차피 학교를 갈 일이 없었지만 복학한 지금도 여전히 등교는 불가능하다.
이번 학기에 졸업 프로젝트를 하면서 학교에 몇 번 왔다 갔다 한 적은 있지만 학교 구경을 위해 학교에 간 것은 2015년도 1학년 이후로 처음인 듯하다. 오랜만에 여유롭게 바라본 학교는 많이 달랐다.
1학년 때부터 지하캠퍼스가 생긴다는 썰만 나돌았지만 드디어 공사가 시작되었다. 지하캠퍼스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운동장은 오랜 기간 동안 공사 중이다. 뒤로 보이는 홍익대학교 글씨는 항상 한 획이 꺼져있었는데 이렇게 모든 획에 불이 빛났던 적은 오랜만이다. 홍익대학교 답지 않다....
달이 보름달이 아ㅏㅏㅏ주 조금 덜 된 느낌이었다. 날이 흐려서 선명하게 달이 보이지는 않았다. 혹시 보름인가 하고 보니 내일이 보름이었다.
하늘이 살짝 흐렸지만 달빛은 매우 밝았다.
원래대로 라면 미친듯이 왔다 갔다 했어야 할 애증의 K동. 다음 학기도 비대면 수업을 하게 된다면 이제는 정말 K동은 추억의 장소로 남게 된다.
K동 앞을 지나가면서 옛 추억이 많이 떠올랐다. 항상 K동 101호에서 시험을 단체로 보고 나와 친한 형과 치킨에 맥주 한 잔 했던 기억이 있다. 시험 준비를 힘들게 했을수록 시험이 끝난 후 맥주 한 잔의 시원함은 더했다.
대학교 1학년 때는 '홍아지트'라는 지하 던전 식당이었다. 기억으로는 왕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를 팔았던 것 같은데 언젠가 한돌이 운영하는 학생식당으로 바뀌더니 지금은 폐쇄되었다.
홍대의 마스코트 '영원한 미소'다. 영원할 줄만 알았던 미소는 코로나 시국을 알아서인지 쓰러져있다. 항상 우뚝 서있었지만 쓰러져 있는 모습이 짠해 보이기도 한다.
인문사회관 A동이다. 최근에 전부 리모델링되어 외관이 되게 깔끔하다. 지난 학기에 '교양라틴어' 수업을 수강했었는데 기말고사를 이 건물에서 치렀다. 대학교라면 이래야지 싶을 정도로 내부가 깔끔하다.
1학년 때 점심식사는 무조건 이곳 남문관에서 먹었다. 항상 후식으로 야쿠르트를 줬기 때문이다. 밥을 먹고 후식으로 먹는 야쿠르트는 한 끼를 완벽하게 마무리해준다. 메뉴가 별로였을지라도 맛있었다는 환상을 심어줄 때도 있다. 다른 음료는 절대 따라올 수 없는 효능을 지니고 있다.
못 본 새 온 벽이 넝쿨로 뒤덮여 있었다. 덕분에 입구는 숲 속으로 들어가는 문처럼 보인다.
학교 투어를 마치고 광흥창역을 돌아 경의선 숲길로 들어와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하이킹보다는 추억 탐방이었다. 이어폰도 들지 않고 나가서 음악도 없이 걸어 추억에 더 젖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다. 단지 시험을 봤던 곳이라는 의미 하나만으로 시간이 지나면 큰 추억이 된다.
지금 우리는 추억의 씨앗을 심고 있는 중이다. 언젠간 그 씨앗은 큰 나무가 되어 잠깐이나마 뒤를 돌아볼 여유를 줄 수 있는 그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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