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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예고된 대가 -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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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회사에서 성과급을 준다고 직원들의 능률이 오를까요? 아이들에게 이번 시험 잘 보면 전자기기를 사준다고 말하는 것이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수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는 '예고된 대가는 일의 능률을 저하시킨다' 라고 말합니다. 1940년대에 독일의 심리학자 카를 둔 커는 '촛불 문제 실험'이라는 유명한 실험을 했습니다. 이 실험은 상자에 담긴 압정, 성냥, 양초를 가지고 촛농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초를 벽에 붙이게 하라는 문제를 내는 실험이었으며, 대부분 성인은 이 문제를 약 7~9분 만에 풀었습니다. 이 문제의 정답은 압정이 담긴 상자를 비우고 상자를 벽에 압정으로 고정시킨 후에 그 상자 위에 촛불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 실험이 이루어진 뒤 17년 후, 프린스턴 대학교의 샘 글럭스버그 교수는 이 실험을 새롭게 해석하여 다시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문제를 빨리 풀면 더 많은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후에 문제를 냈습니다. 결과는 12~15분 만에 문제를 풀게 되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예고된 대가는 학습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라는 결론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대가를 주는 것은 학습능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자발적 동기도 줄어들게 합니다. 하고 싶은 일도 예고된 대가가 주어진다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가를 '당근'이라고 한다면 '채찍'은 효과가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이것도 아닐 것이라 봅니다. 처벌이나 규제는 단기간의 외적인 행동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겉으로의 변화일 뿐 자발적 동기를 강화시키기는 힘듭니다.

 

 나 자신이 아무리 창의성과 능력이 좋아도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도전이 아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도전을 선호하고 그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렇다면 자발적 동기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은 당근과 채찍도 아니면 어떤 것이 될 수 있을까요? 바로 '내적 보상에 행복을 느끼기를 연습하는 것' 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나도 대가만 바라보면서 살아왔고, 아직도 그 대가를 쫓아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월급만 따박따박 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나랑 맞지 않는 일이라 해도 월급만 많이 주면 그 회사에 들어가려 발버둥을 칩니다. 내가 뭘 원하고 뭘 하고싶은지는 우선순위에 들어있지도 않은 채 말이지요. 과연 이런 삶이 행복할까요? 절대 행복할 수 없습니다. 내 인생에 '나'라고는 없으니 말입니다. 회사에 있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빼고 온전히 깨어있을 때 '나'로 살아가는 시간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회사를 다니는 이유가 자아실현을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한 행위라면 논외일 수 있겠지요.)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도 외적인 대가에 익숙해진 우리를 어서 구해야 합니다. 내면의 성찰에 행복을 느끼고 어제보다 더 발전한 나를 보면서 행복해하고 감사해하며 희열을 느낄 줄 알아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 저는 독서를 추천합니다. 하루 10분이 한 줄을 읽더라도, 아무런 외적인 대가 없이 오로지 내 사고의 발전이 주는 내적인 행복, 내가 '책을 읽었구나!'라고 스스로를 대견해하는 행복감과 희열을 느껴보는 것이 예고된 외적 대가의 심해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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