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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르상티망(Ressentiment) - 니체(Friedrich Nietz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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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는 왜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면 질투심이 생기고 시기합니다. 더 나아가 '그 땅은 이미 너무 땅값이 올랐어. 금방 가격이 떨어질게 분명해!'라고 생각하며 결론지어버립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니체는 '르상티망'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이에 대해 설명합니다.

 

 르상티망(Ressentiment)의 사전적 의미는 '원한, 증오, 질투 따위의 감정이 되풀이되어 마음속에 쌓인 상태 (출처-표준국어대사전)'입니다. 원한, 질투, 증오 등 단어의 의미가 매우 부정적이며, 결국 우리는 이것을 불편하게 느낍니다. 따라서 우리는 르상티망을 해소하려고 무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방법을 두 부류로 나눠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르상티망의 대상에 복종하고 실현하려는 사람들과, 다른 하나는 르상티망의 대상이 되는 가치에 대한 판단을 뒤엎으려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돈이 많은 사람들을 보고 전자는 '나도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돼야겠다!'라고 생각하며 르상티망의 대상인 돈에 복종하고 예속되려 합니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부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을 '부자들은 매우 악덕하고 욕심 많은 사람들이야!'라고 가치판단을 뒤바꾸면서 해소합니다.

 이런 심리 작용은 명품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명품을 보고 '명품은 나의 가치를 증명해줄 수 없어! 내 가치는 내가 증명한다' 라며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반면, 누군가는 명품을 구매함으로써 르상티망을 해소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대부분 명품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경향이 많으며 기업들은 이런 르상티망 제품들을 더 생산하여 영업이익을 높이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은 르상티망을 이용하며 사람들의 생각을 조종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니체는 우리 판단이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 아닌 르상티망에 사로잡혀 가치판단의 왜곡이 일어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정답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건 틀린 거고 이게 정답이야!' '그건 틀린 생각이고 이 길이 옳은 거야!' 라며 스스로 정답을 만들어내고 이를 적용할 사회를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사회에서 학생들에게 만들어준 정답은 '4년제 대학교 -> 적당한 기업 취직 -> 안정적인 삶'입니다. 이런저런 과학적 근거를 대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등하교 시간을 정해놓으며 시간에 맞춰 등교하고 수업하고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들의 삶을 기계적으로 조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정시에 출석하면 주요 과목들을 머릿속에 '주입' 시킵니다. 심지어 학생들에게 '열심히 출석했으니 상을 주마' 하며 개근상이라는 것을 만들어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제가 보기에는 마치 회사에 정시에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되기 위한 연습처럼 보입니다.

 더 심한 것은, 이것이 지속되어 성인이 되어도 본인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약 10년의 시간 동안 정해진 시간에 따라서 행동해왔으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사회는 아이들에게 생각할 시간이나 선택권을 준 적도 없는데 스무 살이 되면 모든 선택과 책임을 전가합니다. 울타리 안에서 마냥 편하게 생활했던 아이들이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아무 선택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다시 회사라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이렇게 자라온 사람들은 자기만의 가치판단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니체가 말하는 르상티망에 잡아먹혀버린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지금부터라도 르상티망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스스로 정확히 판단하는 힘을 기르고 자신에게 알맞은 생각을 선택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온전히 질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조심스레 말씀드립니다.

 

'세계에 내던져진 이상, 인간은 그가 행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은 당신에게 달려있다.'

 

-장 폴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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