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이킹

2021.7.19 (일) 양화대교

728x90
반응형

 

코스 : 집 -> 합정역 -> 양화대교 -> 합정역 -> 집

거리 : 7.31km

시간 : 01:25:27

걸음 : 8656

노래 : Tchaikovsky Symphony No.5

        Dvorak Symphony No.7

 

 요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자주 듣는다. 졸업 전 마지막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어서 히아모에 다시 지원했다. 이번 연주회 곡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인데 예전에 했던 경험이 있어 노래를 잘 알고 있다. 잘 아는 노래를 들으며 걸을 때에는 지휘 비슷하게 손짓하며 걸어간다. 주변에서 이상하게 볼지라도 이어폰을 꽂고 혼자 걸어가면 주변은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양화대교는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차타고 이동할 때에는 몇 번 건넜던 적이 있지만 걸어간 적은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가까웠다. 양화대교에 진입하기 전에 어느 쪽 길로 갈지 고민하다가 오른쪽 길을 택했다. 더 아름다운 뷰를 보고 싶었는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 어느 쪽 길이 더 뷰가 좋은지 몰랐기 때문이다.

 

 진입 전 동상이 있었다. 왜 이곳에 정몽주선생의 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역사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용 형상의 조형물이 서강대교의 초입을 알리는 것 처럼 양화대교에도 초입을 알리는 조형물이 있었다.

 

 

 사진찍는 스킬이 부족한 탓인지 사진에는 아름다운 뷰가 다 담기지는 않았지만 역시 한강은 그대로 아름다웠다. 밝아 보이지만 밤 10시의 사진이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야외 공연장 불빛이 하늘을 비추는 듯 번개가 자주 쳤다. 누가 봐도 비가 올 것 같았지만 귀찮아서 우산을 들고 나오지는 않았다. 위 사진은 딱 번개가 쳤을 때 찍은 사진이라 하늘이 밝아 보이는 것이다.

 

 양화대교에서 바로 왼쪽에 보이는 다리는 당산-합정역을 잇는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철길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지하철을 타고 당산-합정을 지날 때면 터널에서 벗어나 소리가 고요해진다. 강에 떠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깨진 유리조각을 흩뿌려놓은 듯 반짝반짝 빛나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양화대교 중간지점에 선유도공원의 입구가 있었다. 초등학교때 가족여행으로 선유도에 놀러 간 적이 있었는데 이 선유도는 아니다. 그래도 이름이 똑같아서 어렸을 적 희미한 추억이 잠깐이나마 선명해졌다.

 

 

 원래 루트는 양화대교를 빠져나와 서강대교를 건너 집으로 돌아올 계획이었지만 양화대교를 빠져나오는 동시에 비가 엄청 쏟아졌다. 소나기 느낌이어서 다리 아래에서 잠깐 기다렸다. 잠시 이어폰을 빼고 빗소리를 들었다. 참 듣기 좋았다.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려 했지만 도무지 비가 멈추지 않았다. 다리 아래에는 1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비가 멈추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그렇게 쏟아지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걸어 다니는 사람도 한 두 명 정도 볼 수 있었다.

 

 월요일 수업준비 때문에 얼른 집에 돌아가야 해서 결국 비를 맞고 가기로 했다.

 

 비를 맞고 가는데 너무 시원했다. 보통 비가 온다면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하기 바빴겠지만 어차피 집 가서 씻을 거고 옷은 빨거니 상관없었다. 비를 맞으니 기분도 좋았다. 양화대교에 차가 지나가면서 고여있는 물을 밟으며 튀는 물을 맞는 것도 너무 즐거웠다. 웃음이 났다. 행복했다. 모든 비는 내가 맞겠다는 듯이 팔을 벌리고 비가 더 쏟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비는 금방 그쳤다. 뭔가 아쉬웠다. 오히려 비를 피하지 말고 조금 더 일찍 나올걸 이라는 작은 후회도 했다.

 

 걸어오면서 곰곰이 생각했다. 왜 평소에는 맞기 싫던 비가 지금은 맞고싶었던걸까? 아마 어차피 집에 도착해서 씻으면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728x90
반응형

'하이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7.21 (수) 독립문  (0) 2021.07.22
2021.7.20 (화) 양화대교  (0) 2021.07.20
2021.7.17 (토) 청계천  (0) 2021.07.20
2021.7.15 (목)  (0) 2021.07.20
2021.7.14 (수) 홍제천 인공폭포  (0) 2021.07.20